2005.12.14 11:06

누나

조회 수 340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누나



유성룡




어제 밤 뉴스에 하얀 눈이 온다는
부드러운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잠이 들었다.
고요한 나라의 고른 숨소리가
들려오는 하야 말간 새벽은
고향의 성가신 달구리처럼 나를 깨운다,
부시시 눈을 뜨는 그림같은 창밖으로

어느덧
내 눈은 성급하게 시린 손으로
솜털같이 폭신한 눈뭉치를 굴리며
누나같이 곱고 포근한 눈사람을 만든다
방과 후, 오후의 따스한 골목의 햇볕처럼 반기는
두 팔 벌린  누나의 하늘하늘한 젓무덤 속으로
나는 얼굴을 묻는다,
짜릿한 함성을 지른다,
온 몸을 파고드는 누나의 체온에
그때는 그렇게 핏줄이 흐르는
맥박소리로 알고 있었다.

세월 흐른 지금
내 마음의 파장은 사랑의 열병으로
고른 숨소리에 떨리는 누나 품을 그리워한다,
이맘때면 새싹을 움트려고
파르르 떨고있는 마른가지의 새순처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0 詩똥 이월란 2008.03.09 334
449 유실물 센터 강민경 2015.07.24 335
448 겨울 홍시 강민경 2014.02.08 336
447 잘 박힌 못 성백군 2014.04.03 336
446 길 위에서, 사색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6.13 336
445 평론 런던시장 (mayor) 선거와 민주주의의 아이로니 강창오 2016.05.17 336
444 깎꿍 까르르 김사빈 2005.04.02 337
443 최후의 이동수단 - 꿈의 이동장치 박성춘 2012.01.29 337
442 해는 달을 따라 돈다 JamesAhn 2007.08.25 338
441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강민경 2013.10.17 338
440 어느새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30 338
439 시지프스의 독백 손홍집 2006.04.07 339
438 민족 학교 설립 단상 김사빈 2006.04.26 339
437 여행은 즐겁다 김사빈 2008.06.12 339
436 노래하는 달팽이 강민경 2008.06.30 339
435 나무 요양원 강민경 2014.01.23 339
434 반쪽 사과 강민경 2014.04.27 339
» 누나 유성룡 2005.12.14 340
432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너온 걸까 강민경 2011.10.21 340
431 (단편) 나비가 되어 (3) 윤혜석 2013.06.23 340
Board Pagination Prev 1 ...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