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사과
강민경
가슴에 하트 무늬 새겨 놓은
반쪽 남은 사과 앞에서
나는
연못가 수양버들 같이 흔들렸다
푸른 하늘과 별들의 노래와
광활한 벌판 건너
출렁이는 바닷바람까지
잠재운 열정으로 터질 것 같은
붉은 사과! 너의 카리스마는
전에 내가 다 꺼내 보이지 못한
사랑의 문신이었다
많고 흔한 사람 중에
나는 왜
너에게 넋을 빼앗겼을까
이 나이에 주책없이 이는
정념(情念)이 당황스럽다
내 안에서도
지금까지 떼어 내지 못한
빨간 심장 하나 반짝이는 눈으로
신기루처럼 강을 넘어오고 있었구나!
너는 아삭아삭하고 사근사근하고
달콤하고 뜨끈뜨끈한
그런 심장을 잃어버리고 산 일 없는
연못가에 흔들리는 수양버들이었던 것이다
꿈 아닌 꿈으로 버텨 온
오늘을 맞아들이기까지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56 | 잠명송(箴銘頌) | 유성룡 | 2007.07.14 | 317 | |
455 | 시조 | 잠시 쉬는 동안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7.15 | 113 |
454 | 시 | 잡(雜)의 자유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4.09 | 145 |
453 | 시 | 잡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7.21 | 214 |
452 | 시조 | 잡초雜草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0.15 | 130 |
451 | 장 마 | 천일칠 | 2005.01.11 | 300 | |
450 | 시조 | 장날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3.02 | 117 |
449 | 장대비 | 이월란 | 2008.03.15 | 297 | |
448 | 장대비와 싹 | 강민경 | 2006.03.14 | 107 | |
447 | 시 | 장맛비의 성질/강민경 | 강민경 | 2019.10.09 | 128 |
446 | 시 | 장미에 대한 연정 | 강민경 | 2013.12.26 | 561 |
445 | 시 | 재난의 시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1.31 | 112 |
444 | 재외동포문학의 대약진 | 이승하 | 2005.04.09 | 374 | |
443 | 시 | 저 건너 산에 가을 물드네!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12.04 | 197 |
442 | 저 따사로운... | 김우영 | 2011.09.12 | 577 | |
441 | 저 붉은 빛 | 강민경 | 2009.05.03 | 563 | |
440 | 시 | 저 하늘이 수상하다 | 성백군 | 2014.08.07 | 282 |
439 |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 이월란 | 2008.03.22 | 197 | |
438 | 시 | 저 흐느끼는 눈물 - 김원각 | 泌縡 | 2020.02.27 | 70 |
437 | 저, 억새들이 | 성백군 | 2008.11.20 | 1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