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18 16:15

전구 갈아 끼우기

조회 수 450 추천 수 2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잘 쓰지 않는 아래층 서재 알맞게 낮은
천정에 12개의 전구가 박혀 있는데 글쎄
4개가 불이 나간 거야.
그 중 죽은 전구 하나가 잘 빠지지 않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억지로 비틀다가
반짝하고 불이 들어왔다. 아, 죽지 않았구나.
전구와 전원과의 접속이 부실했던 거다.
죽었다가 살아나는 것도 신(神)과의
관계가 껄끄러웠다가 불시에 좋아지는 것!
부활이라는 것도 아마 그럴 거다 하는 생각!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나머지 전구 3개를
마저 간다. 근데 이게 뭐야, 어럽쇼!?
아까 시계 방향 혹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애써
만지작거려 살려 놓은 전등이 콱, 나가는 거야.
백색 섬광 비슷한 게 번쩍 허공을 절단하더니
그 전구가 아주 간 거야, 나는 어릴 적
청계천에서 배운 욕을 몇 번 내 뱉고
그 전구도 새 것으로 정성껏 갈아 끼웠다.
이제 잘 쓰지 않는 아래층 서재 천장이
환하게 팔 벌리고 손짓하고 있어.
물론 책꽂이 구석구석도 환하지.

© 서 량 2005.11.29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52 그리움 강민경 2019.04.26 345
1851 구어의 방주를 띄우자 전재욱 2005.01.01 344
1850 조금 엉뚱한 새해 선물 이승하 2005.12.31 344
1849 갈릴리 바다 박동수 2006.08.14 344
1848 수필 아이오와에서 온 편지 채영선 2016.11.23 344
1847 목백일홍-김종길 미주문협관리자 2016.07.31 344
1846 황혼길 새 울음소리 성백군 2013.04.23 343
1845 유나네 태권도 김사빈 2012.01.09 343
1844 평론 런던시장 (mayor) 선거와 민주주의의 아이로니 강창오 2016.05.17 342
1843 세 쌍둥이 難産, 보람으로 이룬 한 해! 김우영 2011.12.21 341
1842 누나 유성룡 2005.12.14 340
1841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너온 걸까 강민경 2011.10.21 340
1840 (단편) 나비가 되어 (3) 윤혜석 2013.06.23 340
1839 나무 요양원 강민경 2014.01.23 340
1838 별 하나 받았다고 강민경 2014.12.07 340
1837 어느새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30 340
1836 시지프스의 독백 손홍집 2006.04.07 339
1835 민족 학교 설립 단상 김사빈 2006.04.26 339
1834 여행은 즐겁다 김사빈 2008.06.12 339
1833 노래하는 달팽이 강민경 2008.06.30 339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