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요양원 / 강민경
그 많은 살점을
피눈물로 떼어냈으니
몇 안 남은 잎에 집착함은 당연한 일
금방이라도 떠나고 말 것 같이
분, 초를 다투는 환자들을 돌보느라
피땀 쏟는 가을 나무는
회생을 기도하는 사람들의 요양원입니다
손발이 천 개여도 모자란다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자기를 바친
의사의 치료도 역부족
한 잎 두 잎, 한 사람 두 사람
가까이서 멀리서
가족들이, 동무들이,
날카로운 겨울바람에 찔리지 않으려고
죽을힘 쏟는 그 진동은 겉이 멀쩡해 보이는
나에게도 끝없는
압박,
가슴 파먹는 으스스한 냉기 거둬내지 못해
안달인 발걸음걸음 사이에 어느새 감춰둔
싹 눈의 명확한 해빙은,
새순 짙은 숲에 혈을 이어온 나뭇잎
새로운 봄만이
나무 요양원입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52 | 시 | 가을 총총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0.18 | 157 |
851 | 시조 |
봄볕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3.10 | 157 |
850 | 시 | 여한 없이 살자구 2 | 유진왕 | 2021.08.10 | 157 |
849 | 시 | 섞여 화단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7.12 | 157 |
848 | 밤 바닷가의 가로등 | 강민경 | 2013.07.29 | 156 | |
847 | 시 | 연가(戀歌.2/.秀峯 鄭用眞 | 정용진 | 2015.03.07 | 156 |
846 | 시 | 바퀴벌레 자살하다 | 하늘호수 | 2017.03.30 | 156 |
845 | 시 | 기미3.1독립운동 100주년 기념 축시 | 정용진 | 2019.03.05 | 156 |
844 | 시조 |
일주문一柱門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5.18 | 156 |
843 | 시 | 천국 방언 1 | 유진왕 | 2021.07.15 | 156 |
842 | 시 | 겨울비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2.01.18 | 156 |
841 | 시조 |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2.01.04 | 156 |
840 | 시조 짓기 | 지희선(Hee Sun Chi) | 2007.03.11 | 155 | |
839 | 여지(輿地) | 유성룡 | 2007.04.02 | 155 | |
838 |
늦봄의 환상
![]() |
손영주 | 2007.05.13 | 155 | |
837 | 나룻배 | 강민경 | 2007.11.09 | 155 | |
836 | 새벽길 | 이월란 | 2008.04.22 | 155 | |
835 | 시 | 2월 | 하늘호수 | 2016.02.24 | 155 |
834 | 시 | 7월의 감정 | 하늘호수 | 2016.07.22 | 155 |
833 | 시 | 철새 떼처럼 | 강민경 | 2016.09.19 | 1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