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요리 솜씨 / 성백군
조기를 튀기다가
몸통은 부서지고 대가리만 남았다고
아내가 투덜거린다
나도 늙어
아내의 가정사에 보탬도 못되고
아이들의 신접살림에도 도움도 못 줘
미안하고, 은근히 자존심 상하는데
그래도 버리지 않고
남편은 남편이고 아버지는 아버지라고
남은 조기 머리를 모아 삶고 고아 국물을 내어
각종 찌개에 넣는다
그 맛 일미다
자존심까지 우려내는 아내의 요리 솜씨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