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6 04:43

미루나무 잎들이

조회 수 32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미루나무 잎들이 /강민경

 

 

창밖, 건물과 건물 사이

바람에 몸을 뒤채며 팔랑거리는

미루나무 잎 반짝이는 모양이

다이아몬드가 뻗어 내는 크고 작은

빛 알갱이 같다는 생각을 하다가

흐렸다가도 맑고

밝았다가도 금방 흐려지는

우리 인생살이를 생각합니다

 

그냥 내게 주어진 만큼만

흔들었으면 좋겠는데

광야 같은 삶에서 살아남기 위한

어린잎들의 아우성에 고이는 진땀

어떤 이유로도 잉태한

생명은 지켜야 합니다

 

폭풍우든, 실바람이든 기쁨이나 슬픔까지

작은 허물조차

다독여 끌어안도록

세상의 슬기 배우라는 강권은

종종 뇌성벽력 같은 충격으로 부딪치게 되지만

너나 나에게 오히려 보약임을 곧 깨달아

흔드는 바람을 피해 정숙한 삶의 꿈을 꿉니다

 

햇빛 찬란한 아침이 순식간에

검은 구름에 가려져 빗방울 떨구는

변덕에도 흔들림 없이 제 나름대로

희로애락(喜怒哀樂) 다듬는

크고 작은 빛의 미루나무 팔랑거리는 잎들 속에

스민 내 모습 대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90 수필 삶은, 눈뜨고 꿈꾸는 꿈의 여행이다 / 수필 박영숙영 2017.09.05 322
1789 눈도 코도 궁둥이도 없는 서 량 2005.02.17 320
1788 수필 아침은 김사비나 2013.10.15 320
1787 너를 보면 강민경 2014.07.28 320
1786 [칼럼] 한국문학의 병폐성에 대해 손홍집 2006.04.08 319
1785 아니 아직 거기 있었네요 강민경 2012.04.22 319
1784 구자애의 시 백남규 2013.08.22 319
1783 한반도의 영역 김우영 2012.11.12 318
1782 (단편) 나비가 되어 (6) 윤혜석 2013.06.23 318
1781 개펄 강민경 2009.02.19 317
1780 수필 빗속을 울리던 북소리-지희선 오연희 2016.06.01 317
1779 시조 年賀狀연하장을 띄웁니다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12.31 317
1778 잠명송(箴銘頌) 유성룡 2007.07.14 316
1777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성백군 2014.04.12 316
1776 난산 강민경 2014.04.17 316
1775 끝없는 사랑 강민경 2014.09.01 316
1774 분수대가 나에게/강민경 강민경 2015.03.31 316
1773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18 김우영 2015.05.27 316
1772 (동영상 시) 선창에서 At Fishing Dock 차신재 2016.04.29 316
1771 강민경 2011.07.04 315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