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2.22 22:59

Indian Hill

조회 수 282 추천 수 2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Indian Hill

시월의 가을이 다 떨어져 가는 자그마한 벤치 위에서
답답한 책 몇 권을 베고는 누워
뭉게진 구름 너머론 하아얀 이마를 드러낸 Baldy가
가늠할 수 없는 간 밤의 시간들을 헤집고 달려온 무겁던 정적이
하늘보다 낮게 물진 가을 끝에서 대롱이는 저기 구름 아래로부터
여기까지 그 차가움마냥 징하다.
미련스러우리만큼 널찍한 Angel Forest의 자락에서도
불뚝불뚝 불만스러우리만큼 뻔한 고개를 쳐들고 선
저 높은 언덕에서와 마찬가지로
자그마한 의자에 기대어 누운 자리도 불만스럽기는 매한가지
고향 없이 떠돌다 내 저지른 마당엔
Indian Hill의 굵직한 아름들이 나무모양 버팅겨온
팔뚝만한 가슴이 메이는 건 누구에게도 마찬가지
답답한 가슴을 맴도는 시원찮은 어미의 성가신 사투리가
더부룩한 체기 위로 걸터앉아 무당 발 만한 굿거리에 목이 탄다
날이 새도록 조아리며 빌고 빌어도 살이 엉켜 풀어지지 않는 전분가루처럼
덩덩덩덕쿵 칼차고 널뛰는 미친년 개 거품이 물컹 베어나올 때 까진
두 눈깔이 멀쩡해 눈물은커녕 악에 받친 악다구만이 오히려 시퍼렇다
저기 산너머 있을 또 다른 산을 넘어보지도 못하고
이 아래 낮은 자락에서 편안타 눕지도 못한 체 오래 전 상여처럼 지나간
수많은 주검이 그리워 사물들이 소리내어 ..... 운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8 K KOREA에서 C COREA로 갑시다 이남로 2005.03.30 477
67 산수유 움직이고 서 량 2005.03.28 244
66 동백꽃 천일칠 2005.03.17 282
65 밤에 하는 샤워 서 량 2005.03.13 411
64 꽃잎의 항변 천일칠 2005.02.28 304
» Indian Hill 천일칠 2005.02.22 282
62 Exit to Hoover 천일칠 2005.02.19 234
61 [삼월의 눈꽃] / 松花 김윤자 김윤자 2005.03.13 478
60 눈도 코도 궁둥이도 없는 서 량 2005.02.17 351
59 주는 손 받는 손 김병규 2005.02.16 491
58 위기의 문학, 어떻게 할 것인가 이승하 2005.02.14 677
57 우회도로 천일칠 2005.02.11 230
56 몸이 더워 지는 상상력으로 서 량 2005.02.07 459
55 우리 시대의 시적 현황과 지향성 이승하 2005.02.07 1181
54 해 바 라 기 천일칠 2005.02.07 274
53 철로(鐵路)... 천일칠 2005.02.03 236
52 아들의 첫 출근/김재훈 김학 2005.02.03 611
51 생선가시 잇몸에 아프게 서 량 2005.02.03 863
50 미인의 고민/유영희 김학 2005.02.02 454
49 동학사 기행/이광우 김학 2005.02.01 598
Board Pagination Prev 1 ...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