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처 / 천숙녀
탱자 울타리 건너오며 탱자 가시에 찔린 손
탱자의 노란 빛깔에 눈독들인 탓인가
침針 세워 찌르고 있으니 찔려 곪을 수밖에
발밑에서 꾸물거리던 가려움증 번지는 일
길 없던 길, 길 걷더니 제 발등을 찍고 있어
그물에 활착活着한 날 들 오도 가도 못하는 몸
두 눈을 감고서야 내 속이 보이는 길
내 안에 살아있던 잃어버린 것들마저
적과摘果철 솎음질에도 무사히 넘어 왔던
내 마음 넓혀 줄 가꾸고 싶은 정원庭園있다
몸을 찢고 오르는 비상飛上의 꿈을 좇아
비바람 피할 거처 두고 기도처에 들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