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1 13:26

아버지의 새집 / 천숙녀

조회 수 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새집.jpg

 

아버지의 새집 / 천숙녀

흰 차일이 산허리를 덮었다

여든 여섯

그리도 꿋꿋하시던 생애

흙덩이에 덥혀 답답해 어찌 하실까

차곡차곡 겹쌓은 나날

기쁨과 노여움과 흐리고 맑은 모든 것

붉은 천 쪼가리의 명정銘旌 한 장에

영양潁陽 千公 鎬子 昶子

이렇게 묻힘으로 끝이라니

침구철학인鍼灸哲學人의 불꽃이던 삶

눈물바다의 일엽편주一葉片舟 아니면

구름 꽃길 가시느라 꽃가마 타신 걸까

큼지막하게 참을 인자를 쓰셔

벽에 붙여주시곤 성큼성큼 돌아서 가신 아버지

참을 인자 획 하나에 배어있는 혈맥血脈

끓어오르는 부정父情의 깊은 샘물

우물가를 휘덮은 하얀 천의 차일

그 끝자락 휘감는 바람이 아프다

부디 새집에 드신 아버지로부터

이제는 참 편안 하구나라는 편지가

곧 올 것만 같다


  1. 어느 초야(初夜)에게 / 천숙녀

  2. 모둠발뛰기-부부는일심동체 / 성백군

  3. 뿌리에게 / 천숙녀

  4. 세상世上이 그대 발아래 / 천숙녀

  5. 비이거나 구름이거나 바람일지라도 / 천숙녀

  6. 넝쿨찔레 / 천숙녀

  7. <저울로 달 수 없는 묵직한 선물> / 민병찬

  8. 비 / 천숙녀

  9. 풍경 / 천숙녀

  10. No Image 08Jun
    by 하늘호수
    2021/06/08 by 하늘호수
    in
    Views 74 

    낙화의 품격 / 성백군

  11. 그대를 만나면 / 천숙녀

  12. 달빛 휘감아 피어나는 들풀향기 / 천숙녀

  13. 풀잎이 되어 / 천숙녀

  14. 오월 콘서트 / 천숙녀

  15. 사랑을 찾는다고 / 천숙녀

  16. 빛바랜 책가방 / 천숙녀

  17. 오월,-아낙과 선머슴 / 성백군

  18. 넝쿨장미 / 천숙녀

  19. 옛집 / 천숙녀

  20. 바 람 / 헤속목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