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1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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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

   벽앞에 남루한 세사람이 쪼그리고
   앉아있다.


   말을 타고 온 수염 긴 사람이
   그들에게 물었다.

   "벽 저쪽에 무엇이 있느냐?"
  
   A가 다급하게 말했다.
   "목이 말라요."
   "물 좀 주셔요."

   B가 A를 밀치고 애절하게 말했다.

  "아들 놈이 죽어가고 있어요."

  C가 거의 미친듯이  외쳤다.
  벽 저쪽에 '아름다운 여자'가 있어요.

  수염 긴 사람이 한참 뒤 느릿느릿 말했다.
  "그거 다 헛거야."

  A와 B,C가 동시에 수염 긴 사람을 저주했다.
  "좆도 모르는 게 도사인 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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