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17 15:34

담 안의 사과

조회 수 276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담 안의 사과 /  강민경


포스터시*
동네 길을 지나노라면
집집의 담장 안에 열린
오랜지, 레몬 같은 과일이 늘 풍성하다

그중에 초록 잎 사이사이 들추고
반짝이는 빨간 얼굴의 사과
특유의 싱그러운 향은 저절로
군침이 돌게 한다, 내 것이었다면
딴생각 없이 쓱쓱 옷깃에 문질러
한 입 베어 먹었을 텐데
담이 금을 그어 놓고
서로 움츠리게 한다

새삼스럽게
네 것 내 것 없이 나눠 먹던 시절의
이웃이 그립다
벽 한 칸 사이를 두고 살며, 누가 누군지
외면하고 사는 현실이 암울하게 다가온다

서로서로 존중하고, 위로해 주는
정 넘치는 세상이 언제였는지!
그날이 다시 오기를 기다리는 내 생각을 아는지!
저 사과 부끄러움 타는지
내 마음 더욱 붉다.



*포스터시: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인접해 있는 “시” 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0 흰 머리카락 성백군 2005.08.26 272
649 그렇게 그때 교태를 서 량 2005.09.19 272
648 달팽이 여섯마리 김사빈 2005.10.12 272
647 축시 손홍집 2006.04.07 272
646 인연이란 김사빈 2012.03.04 272
645 수필 한국어(동심의 세계)-이용우 미주문협관리자 2016.11.02 272
644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하늘호수 2015.07.27 272
643 칡덩쿨과 참나무 성백군 2005.11.24 273
642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성백군 2013.07.29 273
641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73
640 알로에의 보은 강민경 2017.08.11 273
639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73
638 어젯밤 단비 쏟아져 서 량 2005.07.28 274
637 채 송 화 천일칠 2005.01.10 275
636 노란리본 강민경 2005.06.18 275
635 년말 성백군 2005.12.19 275
634 그대에게 손영주 2007.10.29 275
633 탄탈로스 산닭 강민경 2017.12.18 275
632 새벽, 가로등 불빛 성백군 2005.07.28 276
631 한 사람을 위한 고백 천일칠 2005.10.13 276
Board Pagination Prev 1 ...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