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8 20:04

너를 보면

조회 수 32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너를 보면/강민경

  
방파제를 뛰어넘겠다는 일념에
밤낮, 수만 번씩이라도
제 몸 바숴 내리면서 기꺼운
너의 그 줄기찬 고집 꺾지 못하는
파도, 너를 보면
흰 머리칼에 검은 염색물 들이대며
못다 푼 청춘의 속병이
지글지글 끓이는 너 닮은 나를 듣는다

푸르던 날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세월에 괸 희망의 빛 쪼가리 못 잊고
깊은 우물물 길어 올리듯 공들이는
미래를 알지 못해
묻고 또 물어도 답이 없는데

단숨에 ‘산’ 이라도 옮길 것 같이
커다랗게 출렁이다가, 불시에 삭아
거품을 물고 나가떨어지는
나 아닌, 내가, 날이면 날마다
파도를 따라가는 애 끓임일 뿐

사람으로 살기 위해
눈 맞는 돌멩이처럼 오래 견디며
내가 지워질 그 날 그 순간까지
영원히 존재할 끝자락 비밀스러운
숙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
어떤 이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고 했는데
앞을 향해 나는 저 새들은 마음을 비웠을까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1 나목(裸木) - 2 하늘호수 2017.11.03 271
650 그렇게 그때 교태를 서 량 2005.09.19 272
649 인연이란 김사빈 2012.03.04 272
648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하늘호수 2015.07.27 272
647 흰 머리카락 성백군 2005.08.26 273
646 칡덩쿨과 참나무 성백군 2005.11.24 273
645 축시 손홍집 2006.04.07 273
644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73
643 수필 한국어(동심의 세계)-이용우 미주문협관리자 2016.11.02 273
642 어젯밤 단비 쏟아져 서 량 2005.07.28 274
641 달팽이 여섯마리 김사빈 2005.10.12 274
640 채 송 화 천일칠 2005.01.10 275
639 노란리본 강민경 2005.06.18 275
638 년말 성백군 2005.12.19 275
637 알로에의 보은 강민경 2017.08.11 275
636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75
635 한 사람을 위한 고백 천일칠 2005.10.13 276
634 그대에게 손영주 2007.10.29 276
633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성백군 2013.07.29 276
632 내다심은 행운목 성백군 2014.03.15 276
Board Pagination Prev 1 ...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