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 하였는데/강민경
자기소개도 없이
보라빛 미소로 다가와
쉬어 가라는 눈부심에
차오르는 숨결 삭이여
산속 적막에 갇혔던
마음
어렵사리 열어
청혼하였는데
어린아이 달래 듯
기다란 꽃대에서
기척 없이 낙화해 버리는
꽃아! 그 모습 아직
내 눈 속에 살고 있다.
내가 너였거나
네가 나였더라면
헤어지지 않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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