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02 07:47

가을의 승화(昇華)

조회 수 29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의 승화(昇華) / 강민경


여름 장례식인가
풀벌레 밤새워 울더니만
나뭇잎들 혈기 꺾여 초록 내려놓고
온 산야에 불을 지르네
제 몸 태우며 발갛게 단풍드는데

나는 다 내려놓지 못해서
추억으로 절인 가슴이 서늘하고
가랑잎 사이 곡식 쪼아 먹은
새들의 다리는 통통 살을 찌우는데
무리 지어 원 그리는 고추잠자리
고추밭에 앉아 적요로 여문다
숲 속에 이는 바람에도 흔들림 없는
단단한 나를 받혀 세운다

높아가는 하늘이 감사로 열리는 축복의 날
해묵은 그리움을 걷어낸
가을 승화(昇華)에
희(喜) 노(怒) 애(哀) 락(樂)이 출렁인다        

갈 때와 보낼 때를 아는
나뭇잎들,
스산한 속마음 행여 들킬까 전전긍긍은
크든 작든, 높고 낮은, 한마음 한뜻은
보낸 매미를 기억해 내고
귀뚜라미 소리 앞세워 겨울을 부른다
살진 열매의 가을에 나도 거둬들인다.


  1.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2. 손안의 세상

  3. 몸과 마음의 반려(伴呂)

  4. 가을비

  5. No Image 08Apr
    by 강민경
    2006/04/08 by 강민경
    Views 297 

    첫경험

  6.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7. 세상의 반(半)이 ‘수그리’고 산다?

  8. No Image 15Mar
    by 이월란
    2008/03/15 by 이월란
    Views 296 

    장대비

  9. 감나무 같은 사람

  10. 그 살과 피

  11. No Image 28Feb
    by 천일칠
    2005/02/28 by 천일칠
    Views 295 

    꽃잎의 항변

  12. No Image 20Dec
    by 강민경
    2005/12/20 by 강민경
    Views 295 

    손님

  13. 담 안의 사과

  14. 삶의 각도가

  15.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16. 코스모스유감 (有感)

  17. No Image 13Aug
    by 서 량
    2005/08/13 by 서 량
    Views 293 

    손들어 보세요

  18. No Image 03Jan
    by 박미성
    2006/01/03 by 박미성
    Views 293 

    새해에는 / 임영준

  19. 가을의 승화(昇華)

  20. 호롱불 / 천숙녀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