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 천숙녀
어머니 당신은
가슴 밑바닥에 고여 있는 원천源泉
마셔도 마셔대도 마르지 않는 샘물입니다
부엌문 뒤뜰 장독대에서
정한 수 떠 놓고 빌고 계시던 당신
기도하는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슬 머금은 새벽별 이고
들길로 나가시어 온종일 논 밭 일
달을 안고 돌아오는 길엔 파김치 였습니다
힘겨운 인고忍苦의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는
당신의 한 생애生涯
자식을 위하여
사랑의 풀 끼를 마르지 않도록
칠해 주셨던 어머니
아카시아 꽃처럼 향기로운
사랑의 빛깔로 남아 있습니다
오월의 싱그러운 초록빛 향기 되어
가슴깊이 자리하여 살아 계신
어머니
당신을 향한 이 그리움
노을에 풀어 물들이리까
바다에 풀어 파도치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