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묵상 /강민경
나뭇잎에 새겨져
퇴색 되어가는 삶을 바라봅니다.
속닥속닥 나를 불러 세우는
가을 나뭇잎의 눈들이 반짝입니다.
한 세상 부러울 것 없이
열심히 살았으니
가는 세월이지만 헛되지 않았다고
나뭇잎들 울긋불긋 곱게 물들었네요
색이 좋다고
삶이 다 향기이겠습니까 마는
바람 시원하고 하늘 높아가니
나도 생각없이 그냥 갈 수 없다고
가지 끝에 매달린
단풍 한 잎, 한잎
가을바람에 온몸을 뒤척이며
가을 묵상 속으로 들어갑니다..
975-09, 22,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