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3 17:18

초록의 기억으로

조회 수 24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초록의 기억으로/강민경

 

 

창문 밖

마주 보이는 바위산 다이아몬드 헤드가

범람하는 햇빛과 씨름 중이다

한 달만 가물어도

초록은 온데간데없으니  

누굴 탓할 것인가, 다 제 몸이 척박한 것을

품 안의 숨넘어가는 초록들 붙잡고, 헉헉

밭은 숨 몰아 갈증을 토해내며 그럴수록

등 허리 고추 세우니

산등성 산마루가

용쓰듯 꿈틀거린다

요즘 세상에 개천에서 용 안 난다고 하지만

저 다이아몬드 헤드 바위산은 그럴 수는 없다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 용이 된 듯

비를 부른다                           

샛바람을 불러들인다                  

풀뿌리 찾아 길게 산그늘 드리우며 

골짜기를 더듬는다                 

비가 올 때까지 햇빛과 다투며    

희망을 내려놓지 않는다           

초록의 기억으로 환생한다         

살아만 있으면 기회가 온다고

생을 포기하지 않는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초록의 기억으로 강민경 2016.07.23 241
1128 7월의 감정 하늘호수 2016.07.22 190
1127 플루메리아 낙화 하늘호수 2016.07.17 263
1126 나뭇잎에 새긴 연서 강민경 2016.07.16 259
1125 숲 속 이야기 하늘호수 2016.07.11 156
1124 숨쉬는 값-고현혜(Tanya Ko) 오연희 2016.07.08 251
1123 바위의 탄식 강민경 2016.07.07 289
1122 수필 레이니어 산에 가는 길 풍광 savinakim 2016.07.06 570
1121 물속, 불기둥 하늘호수 2016.07.05 294
1120 수필 새삼 옛날 군생활얘기, 작은글의 향수 강창오 2016.07.05 360
1119 안개꽃 연정 강민경 2016.06.27 263
1118 면벽(面壁) 하늘호수 2016.06.21 260
1117 화장하는 새 강민경 2016.06.18 376
1116 6월 하늘호수 2016.06.15 168
1115 삶의 각도가 강민경 2016.06.12 315
1114 밤비 하늘호수 2016.06.10 254
1113 내 몸에 단풍 하늘호수 2016.06.06 241
1112 미루나무 잎들이 강민경 2016.06.06 343
1111 수필 빗속을 울리던 북소리-지희선 오연희 2016.06.01 357
1110 쉼터가 따로 있나요 강민경 2016.05.28 219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