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의 소리/강민경
오른 손가락이 문틈에 끼어
‘아이고고’
날 선 외마디 소리에
온몸이 전율한다
오른 손가락을 다쳤는데
왼손이 왜
먼저 놀라 팔짝팔짝 뛸까
금방 끊어져 나갈 것 같은 고통
맨 먼저 감싸 안은 다급함이여
멍으로 얼룩진 손가락의
앓는 소리
다른 사람 아닌 내 지체임을
확인받듯 저절로 몸이 움츠러든다
언제 어디서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변함없이
애틋한 이웃들에게
망설이지 않는 친절함이랄까!
뜨겁고 끈끈한 정으로
얼룩진 깊은 멍울 녹여야 할
진솔함이랄까!
사람이란 지체로 어우른 세상
오른손과 왼손이 한 몸이듯이
너와 내가 한 운명임을 알았으니
앓는 소리, 웃음소리 함께 할 일이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29 | 시 | 엉뚱한 가족 | 강민경 | 2014.11.16 | 247 |
928 | 시 | 어둠 속 날선 빛 | 성백군 | 2014.11.14 | 208 |
» | 시 | 얼룩의 소리 | 강민경 | 2014.11.10 | 321 |
926 | 수필 | 김우영 작가의 (문화산책]물길 막는 낙엽은 되지 말아야 | 김우영 | 2014.11.09 | 615 |
925 | 시 | 10월의 제단(祭檀) | 성백군 | 2014.11.07 | 216 |
924 | 시 | 숙면(熟眠) | 강민경 | 2014.11.04 | 202 |
923 | 시 | 가을비 | 성백군 | 2014.10.24 | 202 |
922 | 시 |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 강민경 | 2014.10.17 | 333 |
921 | 시 | 내가 세상의 문이다 | 강민경 | 2014.10.12 | 201 |
920 | 시 | 가을 밤송이 | 성백군 | 2014.10.10 | 347 |
919 | 시 | 그늘의 탈출 | 강민경 | 2014.10.04 | 246 |
918 | 시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 2014.10.01 | 193 |
917 | 시 | 바람의 독도법 | 강민경 | 2014.09.27 | 173 |
916 | 시 | 종신(終身) | 성백군 | 2014.09.22 | 263 |
915 | 시 | 시간은 내 연인 | 강민경 | 2014.09.14 | 222 |
914 | 시 | 얼룩의 초상(肖像) | 성백군 | 2014.09.11 | 217 |
913 | 시 | 끝없는 사랑 | 강민경 | 2014.09.01 | 335 |
912 | 시 | 유쾌한 웃음 | 성백군 | 2014.08.31 | 177 |
911 | 시 | 한낮의 정사 | 성백군 | 2014.08.24 | 381 |
910 | 시 | 외로운 가로등 | 강민경 | 2014.08.23 | 4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