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곽상희
한 모롱이 길 돌고
또 돌아 그 길 돌아설 때
발톱 같은 들꽃들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사그라지는 켐프 불의 마지막 남은
불씨 같이 다하지 못한
속말 남은 양
꽃들은 다정해 보이고
살아오며 미처 깨닫지 못한
저 풀잎 같은 손짓들,
서둘러 앞만 보고 오노라 놓쳐버린
발에 체인 조약돌의
소곤거림도, 우리 여기 있다
손 흔드는 것 같다
그러나
산은 오를수록 미끄럽다
너와 나의 삶 갈수록 안개 속
등빛의 그림자이다
지금쯤 여기 어께의 짐 내려놓고
가는 길 쉴 때,
나 몰래 뜻을 찾은 들꽃의
산골물소리
세속의 찢기고 저린 내 귀를 씻을 때
그리고 내 지나온 길목마다
내 사랑, 가만
흔들어 보낼 때,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66 | 祝 死望-나는 내 永魂을 죽였다 | James | 2007.10.02 | 398 | |
365 | 그 나라 꿈꾸다 | 손영주 | 2007.10.28 | 271 | |
364 | 비 냄새 | 강민경 | 2007.10.21 | 271 | |
363 | 아웅산 수지 여사의 가택 연금이 풀리기를 갈망하며 | 이승하 | 2007.09.28 | 515 | |
362 | 지식인의 말 | 안경라 | 2007.09.28 | 478 | |
361 | 희망 전상서 2 | 김화영 | 2007.09.24 | 228 | |
360 | 夜 | 유성룡 | 2007.09.24 | 180 | |
359 | 자유전자 II | 박성춘 | 2007.08.25 | 204 | |
358 | 청포도 | JamesAhn | 2007.08.25 | 278 | |
357 | 해는 달을 따라 돈다 | JamesAhn | 2007.08.25 | 347 | |
356 | 천년 그리움이 흐르는 강 | 유성룡 | 2007.08.19 | 963 | |
355 |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여인상 | 유성룡 | 2007.08.16 | 228 | |
354 | 그 소녀의 영력(靈力) | 박성춘 | 2007.08.13 | 346 | |
353 | 비듬나물에 대한 추억 | 황숙진 | 2007.08.11 | 861 | |
352 | 秋夜思鄕 | 황숙진 | 2007.09.20 | 176 | |
351 | 아픔이 올 때에 | 김사빈 | 2007.09.11 | 233 | |
350 | 해질무렵 | patricia m cha | 2007.09.08 | 212 | |
349 | 베고니아 꽃 | 곽상희 | 2007.09.08 | 255 | |
» | 들꽃 | 곽상희 | 2007.09.08 | 244 | |
347 | 송장 메뚜기여 안녕 | 박성춘 | 2007.09.04 | 4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