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아직도/강민경
대여섯 살 때의 어린 기억으로
청춘이 시작되었음을 듣습니다
단 하루를 살기 위해
물속에서 천일을 살며 스물다섯 번
허물 벗기를 한 후 태어나
단 한 번 사랑을 위해 불 속이라도 기꺼운
하루살이의 생이나, 이른 봄에 피었다 지는
한 잎의 배꽃 향기, 십 리를 가는 일이나
오랜 세월 동안 수난을 헤쳐나가다
죽음을 맞는 내 일생도 다르지 않겠습니다
늘 맑은 샘물에 촉촉이 젖어 있는 듯한
어린아이 눈망울 속 물기 어린 웃음과
맨발로 뛰던 불편함 과 뼈 사이사이를
관통한 바람에 울퉁불퉁 튀어 오른
힘줄에는 펄펄 날던 시절의
내 청춘이 오롯이 박혀 있습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온 힘을 다해
살다 간 하루살이도
십 리 밖에서도 맡을 수 있는
바래진 배꽃 향기에도
어린아이 적 동심으로부터 쌓아 올려진
내 얼굴 주름 사이사이에 베여있는
추억의 향내에 청춘은 아직도
공존 의식을 껴안으려는 우리들 모두의
화해였다고 오늘도 나를 깨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