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을/강민경
울긋불긋 단풍드는
산과 들만 가을입니까?
희끗희끗 흰 선 그리는 귀밑머리였을 때
첫 손자가 활짝 웃음을 선물합니다
반백이 되었을 때
둘째 손자가 주름살을 펴 줍니다
서릿발이 앉은 아빠, 엄마
머릿카락 애처로운 듯
셋째 손자 태어날 소식 듣는
함박 웃음 속으로
어픔도 다녀가고
슬픔도, 기쁨도, 그리움도
다녀간 몸뚱이
용 쾌도 견뎠다며
수많은 사연의 열매는
집 안팎을 차지합니다.
고향보감(故鄕寶鑑)
편지
세상 살아 갈 수 있는 여기는
산동네 불빛들이
나와 민들레 홀씨
5월, 마음의 문을 열다
어느새 비 그치고 / 성백군
지상에 별천지
거울
주시 당하는 것은 그 존재가 확실하다
사랑의 멍울
대낮 하현달이
두엄 / 천숙녀
늦가을 억새 / 성백군
나의 가을
낙엽단상
숙면(熟眠)
가을 눈빛은
구름의 득도
꽃 앞에 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