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9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가을이라지만

아직, 다른 잎새들은 다 초록인데

담벼락 담쟁이는 붉게 물들었다

 

왜아니 그렇겠는가

봄부터 가을까지

담벼락을 오르내리며 경계를 허물고

이 집 저 집을 화해시키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길에서 만난 낯선 할머니

활짝 웃으며 나에게 다가온다

초면인데, 내가 남자인데, 민족이 다른데도,

인사를 트는 일에는 조금도 거리낌이 없다

 

실성했나?

얼마나 외로웠으면 저리되었나 싶다가도

아무렴 어떤가

웃음으로 웃는 세상을 만들어 주니……,

 

담쟁이가 그녀인가, 그녀가 담쟁이인가

둘 다 늙어

노년을 아름답게 꾸미는 가을 전령이 되었으니

이제는 겨울이 와도

담벼락에 길이 나고, 햇님이 활짝 웃으며

나목에 군불을 지피겠다

 

   1332 - 1019202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11 C. S. ㄱ. ㄹ. 의 조화(調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8.19 195
1110 용서를 구해보세요 김원각 2 泌縡 2021.02.28 195
»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07 195
1108 우리집 강민경 2005.12.17 196
1107 바다 성백군 2006.03.07 196
1106 낙조의 향 유성룡 2006.04.22 196
1105 팥죽 이월란 2008.02.28 196
1104 배달 사고 성백군 2013.07.21 196
1103 두 마리 나비 강민경 2017.03.07 196
1102 갑질 하는 것 같아 강민경 2015.08.22 196
1101 아름다운 잎사귀로 남고 싶습니다 / 김원각 泌縡 2020.07.06 196
1100 파도에게 당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2.10 196
1099 시조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독도시인 2022.01.12 196
1098 약동(躍動) 유성룡 2006.03.08 197
1097 유성룡 2006.04.21 197
1096 아내의 값 성백군 2013.02.27 197
1095 산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19 197
1094 12월의 이상한 방문 하늘호수 2015.12.19 197
1093 묵언(默言)(2) 작은나무 2019.03.06 197
1092 그만 하세요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4.30 197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