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2.28 04:38

꽃잎의 항변

조회 수 294 추천 수 2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꽃잎의 항변

빗줄기 잦은 포화에 동생 같던 꽃잎이
한참이나 고개를 떨구다가
입안 가득 머금었던 너를 한아름 쏟아내고야 만다

동백 꽃진 입술 위로 톡 톡 톡
굳게 담아오던 눈물이 베어나기까지
아침 마당은
포화에 지쳐버린 기억들로 촉촉해져간다.

낮은 어깨 유난하던 등굣길 사이사이
보란 듯이 고개를 살짝 내미는 그리움 같이
들썩이는 네 울음에  그만 나도 첨벙
군데군데 패어진 웅덩이에 빠져버린다

한 뼘도 채 되는 않는 그리 깊지 않는 웅덩이
그 사이로
울먹이는 소리로 꽃잎이
내를 떨구고 뭐 하러 가냐며
무릎까지 울쩍 뛰 올라  내를 적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93 시조 <제30회 나래시조문학상 심사평> file 독도시인 2021.07.09 288
592 밴드부 불량배들 서 량 2005.08.03 289
591 물의 식욕 성백군 2013.11.03 289
590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289
589 담쟁이에 길을 묻다 성백군 2014.12.30 289
588 빈말이지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05 289
587 생선 냄새 서 량 2005.07.24 290
586 길 위의 샤워트리 낙화 하늘호수 2015.08.30 290
585 밤에 듣는 재즈 서 량 2005.05.17 291
584 가을의 승화(昇華) 강민경 2013.11.02 291
583 담 안의 사과 강민경 2014.01.17 291
582 구름의 속성 강민경 2017.04.13 291
581 엉덩이 뾰두라지 난다는데 1 file 유진왕 2021.07.18 291
580 삶이 이토록 무지근할 때엔 최대수 2006.02.17 292
579 천년을 나의 사랑과 함께 유성룡 2007.02.03 292
578 그 살과 피 채영선 2017.10.10 292
577 손들어 보세요 서 량 2005.08.13 293
576 새해에는 / 임영준 박미성 2006.01.03 293
575 시조 호롱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1.24 293
» 꽃잎의 항변 천일칠 2005.02.28 294
Board Pagination Prev 1 ...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