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곽상희
한 모롱이 길 돌고
또 돌아 그 길 돌아설 때
발톱 같은 들꽃들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사그라지는 켐프 불의 마지막 남은
불씨 같이 다하지 못한
속말 남은 양
꽃들은 다정해 보이고
살아오며 미처 깨닫지 못한
저 풀잎 같은 손짓들,
서둘러 앞만 보고 오노라 놓쳐버린
발에 체인 조약돌의
소곤거림도, 우리 여기 있다
손 흔드는 것 같다
그러나
산은 오를수록 미끄럽다
너와 나의 삶 갈수록 안개 속
등빛의 그림자이다
지금쯤 여기 어께의 짐 내려놓고
가는 길 쉴 때,
나 몰래 뜻을 찾은 들꽃의
산골물소리
세속의 찢기고 저린 내 귀를 씻을 때
그리고 내 지나온 길목마다
내 사랑, 가만
흔들어 보낼 때,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55 | 시 | 태아의 영혼 | 성백군 | 2014.02.22 | 189 |
854 | 시 | 몽돌과 파도 | 성백군 | 2014.02.22 | 379 |
853 | 시 | 2월 | 이일영 | 2014.02.21 | 167 |
852 | 시 | 겨울 홍시 | 강민경 | 2014.02.08 | 339 |
851 | 시 | 문자 보내기 | 강민경 | 2014.02.03 | 365 |
850 | 시 | 강설(降雪) | 성백군 | 2014.01.24 | 165 |
849 | 시 | 낙엽 한 잎 | 성백군 | 2014.01.24 | 211 |
848 | 시 | 나무 요양원 | 강민경 | 2014.01.23 | 340 |
847 | 시 | 담 안의 사과 | 강민경 | 2014.01.17 | 295 |
846 | 시 | 등외품 | 성백군 | 2014.01.06 | 216 |
845 | 시 | 초승달이 바다 위에 | 강민경 | 2014.01.04 | 419 |
844 | 시 | 겨울나무의 추도예배 | 성백군 | 2014.01.03 | 365 |
843 | 시 | 장미에 대한 연정 | 강민경 | 2013.12.26 | 560 |
842 | 시 |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 이일영 | 2013.12.26 | 307 |
841 | 수필 | 감사 조건 | savinakim | 2013.12.25 | 301 |
840 | 시 |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 강민경 | 2013.12.03 | 282 |
839 | 시 | 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 2013.11.23 | 280 |
838 | 아동문학 | 호박 꽃 속 꿀벌 | savinakim | 2013.11.22 | 406 |
837 | 시 | 억세게 빡신 새 | 성백군 | 2013.11.21 | 219 |
836 | 시 | 낙엽단상 | 성백군 | 2013.11.21 | 1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