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31 06:17

봄 볕

조회 수 284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 볕


볕으로 나와 선 병아리처럼
노오란 색실로 가지런히 엮은 처마 밑에선
봄날이 기지개를 펴느라 한창이다
텁텁한 이불 속에서 가득이나 웅크리던 온기가 끝내 아쉬워
창 너머 슬그머니 고개를 들이미는 아침상에서 도리어
호기심이 민망하기만 하다
도무지 회신이 없을 것 같던 메일 통에 쌓여진 수북한 답장 속에
그리움도 함께 떠내 보내 줄 청구서가 있을까
간단한 사인 하나만으로 payoff 될 수 없는 실연처럼
계속해서 반송되어 오는 수취인불명의 수화물들을 뒤지느라
온통 방안은 엉망이 되어간다
그렇게 시작한 추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니
어느 새 담 하나 사이로 이렇게까지 부쩍 자라난 아침 햇살꼬리가
따스한 줄 모르고 지낼 줄이야
그 담 하나 사이로 낮 병아리처럼 졸다가 가버린 햇살이
그어놓은 촘촘한 노크자국모양 난 손금을 보고서야
아 그렇구나!
차가움을 털고 일어설 솜털같은 바람이 불어오는구나 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16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17 135
615 천생연분, 주례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2.06 135
614 바 람 / 헤속목 헤속목 2021.06.01 135
613 연말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2.23 135
612 시조 숙녀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6 135
611 시조 코로나 19 –가을아침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25 135
610 삶이 아깝다 1 유진왕 2021.08.16 135
609 시조 코로나 19 –장막 속에서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24 135
608 시조 나는, 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8 135
607 ‘더’와 ‘덜’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01 135
606 꽃 그늘 아래서 지희선(Hee Sun Chi) 2007.03.11 134
605 許交 유성룡 2007.11.23 134
604 봄밤 이월란 2008.03.08 134
603 정월 강민경 2012.01.28 134
602 소소한 일상이 그립고 1 유진왕 2021.07.24 134
601 봄/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4.04 134
600 빛에도 사연이 강민경 2019.06.06 134
599 방하 1 file 유진왕 2021.08.01 134
598 하나님의 은혜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7.30 134
597 물의 식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8.12 134
Board Pagination Prev 1 ...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