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3 17:18

초록의 기억으로

조회 수 20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초록의 기억으로/강민경

 

 

창문 밖

마주 보이는 바위산 다이아몬드 헤드가

범람하는 햇빛과 씨름 중이다

한 달만 가물어도

초록은 온데간데없으니  

누굴 탓할 것인가, 다 제 몸이 척박한 것을

품 안의 숨넘어가는 초록들 붙잡고, 헉헉

밭은 숨 몰아 갈증을 토해내며 그럴수록

등 허리 고추 세우니

산등성 산마루가

용쓰듯 꿈틀거린다

요즘 세상에 개천에서 용 안 난다고 하지만

저 다이아몬드 헤드 바위산은 그럴 수는 없다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 용이 된 듯

비를 부른다                           

샛바람을 불러들인다                  

풀뿌리 찾아 길게 산그늘 드리우며 

골짜기를 더듬는다                 

비가 올 때까지 햇빛과 다투며    

희망을 내려놓지 않는다           

초록의 기억으로 환생한다         

살아만 있으면 기회가 온다고

생을 포기하지 않는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91 포수의 과녁에 들어온 사슴 한 마리 김사빈 2006.12.19 487
1990 고향에 오니 김사빈 2006.12.19 425
1989 고대 시학(詩學)을 통해서 본 시의 근원적 이해 박영호 2006.12.28 881
1988 새해 새 아침의 작은 선물 이승하 2006.12.31 894
1987 어둠별 외롬에 사모친다 유성룡 2007.01.09 247
1986 전지(剪枝) 성백군 2007.01.18 209
1985 기도 성백군 2007.01.18 145
1984 빈컵 강민경 2007.01.19 353
1983 바다 건너에서도 피는 모국어의 꽃 박영호 2007.01.22 914
1982 천년을 나의 사랑과 함께 유성룡 2007.02.03 291
1981 조문해주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승하 2007.02.23 500
1980 곤지(困知) 유성룡 2007.02.28 212
1979 地久 천일칠 2007.03.08 229
1978 꽃 그늘 아래서 지희선(Hee Sun Chi) 2007.03.11 133
1977 시조 짓기 지희선(Hee Sun Chi) 2007.03.11 155
1976 노시인 <1> 지희선 2007.03.11 176
1975 우리가 사는 여기 김사빈 2007.03.15 243
1974 초승달 성백군 2007.03.15 204
1973 낙엽 이야기 성백군 2007.03.15 194
1972 3월에 대하여 김사빈 2007.03.18 203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