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박힌 못 / 성백군
거울을 앞에 두고
내 머리를 깎는 아내
가위질 따라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러다간
당신 입 삐뚤어진다.’ 하였더니
‘입뿐만 아니라
몸까지 뒤틀린다’고 투덜대며
다음부터는 이발소에 가란다
(잘 박힌 못
헐거워졌다는 신호인데
눈치 없이 말 한마디 잘못해서
전속이발사 잃게 되는 것 아닐까?)
노루발 사다 주면
당신 못 빼내고 새 못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였더니
사십 년 동안 닳아
못대가리 없는 밋밋한 얼굴이 웃는다
서로 박혀서
함께 웃는 주름진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583 – 03022014
*시마을 작가회 2014년 3월 이달의 詩 선정작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34 | 獨志家 | 유성룡 | 2008.03.08 | 145 | |
1833 | 봄밤 | 이월란 | 2008.03.08 | 133 | |
1832 | 詩똥 | 이월란 | 2008.03.09 | 334 | |
1831 | 울 안, 호박순이 | 성백군 | 2008.03.09 | 246 | |
1830 | Daylight Saving Time (DST) | 이월란 | 2008.03.10 | 161 | |
1829 | 꽃씨 | 이월란 | 2008.03.11 | 163 | |
1828 | 노래 하는 달팽이 | 강민경 | 2008.03.11 | 307 | |
1827 | 여든 여섯 해 | 이월란 | 2008.03.12 | 244 | |
1826 | 가시내 | 이월란 | 2008.03.13 | 228 | |
1825 | 바다를 보고 온 사람 | 이월란 | 2008.03.14 | 166 | |
1824 | 장대비 | 이월란 | 2008.03.15 | 296 | |
1823 | 별리동네 | 이월란 | 2008.03.16 | 115 | |
1822 | 봄의 가십(gossip) | 이월란 | 2008.03.17 | 163 | |
1821 | 페인트 칠하는 남자 | 이월란 | 2008.03.18 | 349 | |
1820 | 망부석 | 이월란 | 2008.03.19 | 154 | |
1819 | 목소리 | 이월란 | 2008.03.20 | 178 | |
1818 | 원죄 | 이월란 | 2008.03.21 | 187 | |
1817 |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 이월란 | 2008.03.22 | 195 | |
1816 | 누전(漏電) | 이월란 | 2008.03.23 | 151 | |
1815 | 현실과 그리움의 경계 | 이월란 | 2008.03.24 | 1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