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0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가을이라지만

아직, 다른 잎새들은 다 초록인데

담벼락 담쟁이는 붉게 물들었다

 

왜아니 그렇겠는가

봄부터 가을까지

담벼락을 오르내리며 경계를 허물고

이 집 저 집을 화해시키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길에서 만난 낯선 할머니

활짝 웃으며 나에게 다가온다

초면인데, 내가 남자인데, 민족이 다른데도,

인사를 트는 일에는 조금도 거리낌이 없다

 

실성했나?

얼마나 외로웠으면 저리되었나 싶다가도

아무렴 어떤가

웃음으로 웃는 세상을 만들어 주니……,

 

담쟁이가 그녀인가, 그녀가 담쟁이인가

둘 다 늙어

노년을 아름답게 꾸미는 가을 전령이 되었으니

이제는 겨울이 와도

담벼락에 길이 나고, 햇님이 활짝 웃으며

나목에 군불을 지피겠다

 

   1332 - 1019202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7 우회도로 천일칠 2005.02.11 207
56 몸이 더워 지는 상상력으로 서 량 2005.02.07 442
55 우리 시대의 시적 현황과 지향성 이승하 2005.02.07 1164
54 해 바 라 기 천일칠 2005.02.07 268
53 철로(鐵路)... 천일칠 2005.02.03 212
52 아들의 첫 출근/김재훈 김학 2005.02.03 597
51 생선가시 잇몸에 아프게 서 량 2005.02.03 841
50 미인의 고민/유영희 김학 2005.02.02 425
49 동학사 기행/이광우 김학 2005.02.01 581
48 봄 볕 천일칠 2005.01.31 284
47 삶은 고구마와 달걀 서 량 2005.01.29 542
46 해 후(邂逅) 천일칠 2005.01.27 213
45 미리 써본 가상 유언장/안세호 김학 2005.01.27 537
44 막 작 골 천일칠 2005.01.27 488
43 화 선 지 천일칠 2005.01.20 479
42 <도청> 의원 외유 정진관 2005.01.25 1034
41 오늘은 묻지 않고 듣기만 하리 전재욱 2004.11.30 492
40 유 영철을 사형 시켜서는 안된다!!!<사형제도 폐지> J.LB 2004.11.29 387
39 작은 창가에만 뜨는 달 전재욱 2004.11.29 397
38 '신춘문예'를 준비하고 계십니까? 이승하 2004.11.27 991
Board Pagination Prev 1 ...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