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독도법/강민경
어떤 바람은
창문 뒤에 책상다리한
점잖은 커튼의 속내가 궁금하다
산과 들에 무량한 풀들 나뭇잎들,
심지어 어른 아이의 속마음까지
수시로 깨우쳤으니 더는 시시해 졌을까!
창문이 세상을 여닫을 때를 기다렸다는 듯
내게는 묻지도 않고 떼거리로 몰려들어 와
원치 않는 그를 데려가려 하자
끌려가지 않으려 버티는 몸싸움
들쑥날쑥 소란스러워 말리는
나까지 더불어 가자고 생떼를 쓰는
바람, 그의 독도법은 기죽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내버려 두는 척
커튼의 허리를 재빨리 내 몸에 동여매고
제 차 저를 잡아두려고 하자 들쑥날쑥
거쉼 부리는가 싶었는데
제풀에 지쳐 잠잠하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25 | 시 | 10월의 제단(祭檀) | 성백군 | 2014.11.07 | 214 |
924 | 시 | 숙면(熟眠) | 강민경 | 2014.11.04 | 194 |
923 | 시 | 가을비 | 성백군 | 2014.10.24 | 195 |
922 | 시 |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 강민경 | 2014.10.17 | 330 |
921 | 시 | 내가 세상의 문이다 | 강민경 | 2014.10.12 | 197 |
920 | 시 | 가을 밤송이 | 성백군 | 2014.10.10 | 344 |
919 | 시 | 그늘의 탈출 | 강민경 | 2014.10.04 | 235 |
918 | 시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 2014.10.01 | 188 |
» | 시 | 바람의 독도법 | 강민경 | 2014.09.27 | 167 |
916 | 시 | 종신(終身) | 성백군 | 2014.09.22 | 263 |
915 | 시 | 시간은 내 연인 | 강민경 | 2014.09.14 | 216 |
914 | 시 | 얼룩의 초상(肖像) | 성백군 | 2014.09.11 | 212 |
913 | 시 | 끝없는 사랑 | 강민경 | 2014.09.01 | 328 |
912 | 시 | 유쾌한 웃음 | 성백군 | 2014.08.31 | 173 |
911 | 시 | 한낮의 정사 | 성백군 | 2014.08.24 | 379 |
910 | 시 | 외로운 가로등 | 강민경 | 2014.08.23 | 472 |
909 | 시 | 그리움이 쌓여 | dong heung bae | 2014.08.22 | 243 |
908 | 시 | 8월은 | 성백군 | 2014.08.11 | 159 |
907 | 시 | 진짜 촛불 | 강민경 | 2014.08.11 | 185 |
906 | 시 | 저 하늘이 수상하다 | 성백군 | 2014.08.07 | 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