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7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었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었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 처음 짧은 축복에
몸 둘 바를 모르리



문협월보  <12월의 시>작품


  1. 비와 외로움

  2. No Image 12Oct
    by 김사빈
    2005/10/12 by 김사빈
    Views 274 

    달팽이 여섯마리

  3. No Image 24Nov
    by 성백군
    2005/11/24 by 성백군
    Views 274 

    칡덩쿨과 참나무

  4. No Image 02Nov
    by 미주문협관리자
    2016/11/02 by 미주문협관리자
    in 수필
    Views 274 

    한국어(동심의 세계)-이용우

  5. No Image 26Aug
    by 성백군
    2005/08/26 by 성백군
    Views 273 

    흰 머리카락

  6. No Image 07Apr
    by 손홍집
    2006/04/07 by 손홍집
    Views 273 

    축시

  7. 꽃 학교, 시 창작반

  8. 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

  9.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10. 나목(裸木) - 2

  11. No Image 19Sep
    by 서 량
    2005/09/19 by 서 량
    Views 272 

    그렇게 그때 교태를

  12. No Image 04Mar
    by 김사빈
    2012/03/04 by 김사빈
    Views 272 

    인연이란

  13. No Image 11May
    by 김윤자
    2005/05/11 by 김윤자
    Views 271 

    [가슴으로 본 독도] / 松花 김윤자

  14. 뿌리 / 성백군

  15. No Image 22Feb
    by 천일칠
    2005/02/22 by 천일칠
    Views 270 

    Indian Hill

  16. No Image 22Apr
    by 강민경
    2006/04/22 by 강민경
    Views 270 

    진달래

  17. No Image 26Jan
    by 복 영 미
    2006/01/26 by 복 영 미
    Views 269 

    연어

  18. No Image 25Aug
    by JamesAhn
    2007/08/25 by JamesAhn
    Views 269 

    청포도

  19. No Image 31Jan
    by 강민경
    2009/01/31 by 강민경
    Views 269 

    태양이 떠 오를때

  20. No Image 29Jul
    by savinakim
    2013/07/29 by savinakim
    Views 269 

    우리의 상황들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