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8 10:22

늦가을 억새 / 성백군

조회 수 181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늦가을 억새 / 성백군

 

 

늦가을

산마루를 거닐던 노신사

오름길이 힘든지 잠시 멈춰서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봅니다

 

실바람에도

흰 머리카락은 먼 길 떠나려 하고

굽은 등은 수렁에 빠진 양 휘청거리는데

발밑, 저 유년의 산기슭에는

아직도 세상을 이기려고 악착 떨던

초록의 모습이 선명합니다

 

버리면 되는데

이 나이 먹도록 포기가 안 돼

삶을 놓을 수가 없어서

골짜기에 이는 고운 단풍은 울긋불긋 피멍인 것 같고

언덕 위 나목의 힘찬 가지들은 쓸쓸합니다

 

그래도, 낙엽은 지고

떨어지면서 바람과 함께 멀리 뜨나 가는데

늦가을 억새는

몇 안 남은 홑 씨 그걸 놓지 못해서

바람에 목을 맵니다

 

알지도 못하면서

보이는 것이 다인 것처럼

아둥바둥 살아가는 세상사 인간들의 모습입니다

 

 

  • ?
    독도시인 2021.12.29 12:11
    낙엽은 지고
    떨어지면서 바람과 함께 멀리 뜨나 가는데
    늦가을 억새는
    몇 안 남은 홑 씨 그걸 놓지 못해서
    바람에 목을 맵니다

    알지도 못하면서
    보이는 것이 다인 것처럼
    아둥바둥 살아가는 세상사 인간들의 모습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3 설중매(雪中梅) 성백군 2014.03.15 204
1232 얼룩의 초상(肖像) 성백군 2014.09.11 204
1231 10월의 제단(祭檀) 성백군 2014.11.07 204
1230 이데올로기의 변-강화식 1 미주문협 2017.02.26 204
1229 외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2 204
1228 해바라기 백야/최광호 2005.07.28 203
1227 3월에 대하여 김사빈 2007.03.18 203
1226 지상에 내려온 별 강민경 2014.04.03 203
1225 풀꽃, 너가 그기에 있기에 박영숙영 2017.09.29 203
1224 세상아, 걱정하지 말라 강민경 2017.10.01 203
1223 꽁지 없는 푸른 도마뱀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7 203
1222 밀국수/ 김원각 泌縡 2020.07.21 203
1221 소화불량 / 성배군 하늘호수 2023.02.21 203
1220 물속 풍경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2 203
1219 할미꽃 성백군 2006.05.15 202
1218 가장 먼 곳의 지름길 file 박성춘 2009.01.22 202
1217 촛불 강민경 2014.12.01 202
1216 그의 다리는 박성춘 2015.06.15 202
1215 봄의 꽃을 바라보며 강민경 2018.05.02 202
1214 기회 작은나무 2019.06.22 202
Board Pagination Prev 1 ...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