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4.07 12:45

시지프스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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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스의 독백


언젠가 난 어두운 숲길을 거닐며 그렇게 말했다

이 우주에 깔린 모든 슬픔과 어둠의 정령을 향해 걷겠노라고

그리고 깊은 한숨속에 이렇게 털어놓았다- 오,바다여! 성스러운 침묵이여

묵념의 깊은 사자상 앞에 두 무릎꿇고 기도하는 어리석고 가련한 인간들이여

너희들의 역경속에 내가 가리니 기다려라,조용히 참회의 음성으로 기다려라

죽음처럼 차가운 대지를 밟고 하얀 눈발이 쏟아진 곧은 언덕을 넘으리라-

그곳엔 마지막 수평선이 없어도 좋다.어차피 그 평화로운 수평선은 내가 만들리니.

무덤으로 가는 비좁은 길목마다 벌써 사라져간 선지자들의 핏방울로 돌계단을 쌓고

황혼의 늪지대에 비친 달빛으로 작고 아름다운 다리를 만들어 그곳에 무지개를 띄우리니.

부푼 파도여 울부짓으라! 거칠게 온 대양을 뒤덮고 세찬 태풍에 휘말린 검은 먹구름처럼

나태함에 갖힌 인간들의 목을 조이고 길거리를 서성대는 인물들은 죽음의 바다로 빠뜨려라!

너희들은 쓸모없다.삶이 조각난 부분엔 아무런 생의 발자취도 찬란한 빛도 존재치 않고

오직 싸늘한 무덤들이 즐비한 공동묘지 위의 음험한 장송곡이 무섭게 흐를 뿐이로다.

아,나를 역겹게 하던 친구들이여!

이제 너희들이 내 목에 번개처럼 날카로운 칼로 사납게 내 목을 후려쳐 다오.오- 제발....

난 그것을 원한다.아무런 뜻도 의식도 없이 걷던 내 발자국은 이미 삶의 가치를 상실한 그림자로

더 이상 살아갈 가치가 없다.만약 그것을 제지하지 않는다면 난 너희들을 제도할 방도가 없구나!

허공에 굵은 쇠사슬로 검은 형틀을 만들어라.그리고 그곳에 검은 악마의 얼굴을 가두고 천천히

그들의 목을 조여라.사방에 피투성이가 불꽃처럼 튀어오른 그 드넓은 벌판에서 난 술잔속에 쓰라린

지난 과거를 삼키리라-천천히 이제 그것을 오직 즐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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