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의 추석 달 / 성백군
둥근 달이
터질 듯이 팽팽하고 밝아서
두고 온 고향 마을이 환하다.
이런 날에는
한국에나 있을 일이지
추석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이국에 떠서
처연히내 마음 구석구석을 밝히는구나,
고향에도 못 가고
조상님들 성묘도 못 하고
송편 몇 과일 서너 가지 사고
부침개 부쳐서 받는 차례상 대신 아침상
우리 부부 외에는 아무도 없는데
늦게나마 캘리포니아에 사는 아이들 삼 남매의 전화
“아빠 엄마, 추석을 축하합니다” 란다
추석을 축하하다니,
그렇구나! 추석이 생일이구나
내가 너를 기억해주면 네가 축하를 받는구나
저 달, 축하받으려고 터질 듯이 밝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