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이 물려주신 운명 / 성백군
나는 아내를
지인들에게 나의 안사람이라고 소개합니다
아내의 미진한 듯한 불만에
살짝 귀에다 데고
“당신은 늘 내 안에 있는 오직 한 사람” 하면
조금 소홀해도 무관심해도 아내의 주름살이 펴집니다
아내는 나를
자기 친구들에게 우리 집 바깥양반이란다
바깥,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있다는 말인가?
“아니”,
언제 사고 칠까 봐. 몰라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 같아 염려하느라
잔소리에 간섭에 매일 바람 잘 날 없답니다
안사람, 바깥양반,
대한민국 남편들이여 아내들이여 시끄럽게 하지 마십시다
여보가
조금 소홀해도, 잔소리가 심해도,
조상님이 물려주신 운명인 것을
불평하면 자존이 떨어지고
즐기면 저절로 서로의 값이 올라갑니다
1168 - 0926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