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침내 똑같다 / 성백군
일찍 결혼해서
젊어서부터 같이 살았지만
살아온 환경과 하는 일이 서로 달라
아내는 아내대로 나는 나 대로 지냈습니다
자식들, 하나, 둘, 셋, 낳고 살다 보니
성질 죽고, 참을 줄도 알고, 하기 싫은 일도 하게 되고,
막돌이 몽돌 되듯
두리뭉실 넘기면서 그럭저럭 살았습니다
이제는 나이 많아
아이들은 떠나가고, 직장에서도 퇴출당하고,
수입도 끊기고 바깥 생활도 줄어들고
맨날 집에만 있다 보니
오나가나, 있으나 마나, 보이는 것은 아내뿐이라서
나도 모르게 아내만 붙잡고 늘어집니다
늘 함께
먹고, 자고, 놀고, 쉬고, 하느라
대소변 보는 시간도 같아서 더러는 부딪치기도 합니다만
그때마다 서로 바라보며 ‘하하’ 웃지요
우리는 마침내 똑같이 되었습니다
똑 같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