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를 위한 기도
박영숙영
돌로 성곽을 쌓고
가죽으로 성곽을 덮어
햇빛이 못 들도록 숨겨두었는데
사탄이 쓰다 버린 가면을 쓰고
하루살이 불나방처럼 나불대는 ‘혀’는
살모사의 독을 품었다
뒷구멍으로 숨을 쉬며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은
신의 뜻이라고
누더기를 껴입는 양심
땅에 묻힌 겨자씨 한 알
허물 벗고 부활하듯
성수로 넘치는 대야에
그 입과 마음을 담가두면
낮아서
높아질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혀”를 위하여 기도하는
내 마음에
미움이 쌓이지 않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