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강민경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
모든 달(月)들은
이별이란 단어를 잊은 채
제 할 일에만 전심전력을 쏟았습니다
상실의 아픔 같은 건
차라리 위로로 삼으면서
오고 가던 길을 돌고 돌 때에
가고 싶지 않아도 가야만 하였고
다시 와야 하는 새 각오 앞세운
열한 달의 이별이
12월 한 달에 얹혀 녹았을 때
드디어
새 각오로 솟구치는 힘을
세월에 홀린 듯 쏟아냅니다
신성한 시작을
포기라는 단어로 채우며 지워 낸
날들은 가고
새해를 다시 만난다는
부푼 가슴의 출렁임으로
짜릿한 전율을 지키어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