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 꽃이 나에게/강민경
이름 앞에
‘개’ 자가 붙었다고 괄시하지 말란다
아무 데서나 피는 흔한 꽃이라고
무시하지 마란다
사람들이 말했단다
제 꽃말이 행복을 가져오고
불편한 사람끼리 편해지도록 화해를 시킨다는
이름은 개망초라고,
반겨라, 웃어라, 기뻐하란다.
그리고 억지로라도 호들갑을 떨란다
그래도, 마음에 내키진 않지만
정성을 봐서, 바람에 이름을 흔들며
‘개’ 자를 털어내며, 개처럼 충성을 다할 것이란다
길가 흔한 꽃이라고
함부로 대하지 말란다
세상을 유지하고 보존하는 것들은 언제나
저’처럼 흔하고 천한 것들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