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홍시/ 강민경
춥다고 움츠리기만 하다가
햇살의 불같은 성화에 끌려 나와
워너크릭* 동네 한 바퀴 도는데
잎은 다 보내고 아직 털어 내지 못한
청춘을 건너온 겨울 감나무
벌겋게 타오르는 홍시의 열정에 녹았을까!
제가 발가벗긴 줄도 모릅니다
불면 날까, 쥐면 꺼질까
애지중지 아끼는 임이어서
서릿바람에 행여 몸이라도 상할까
애간장이 다 타는 겨울 홍시의 나무 사랑
온몸 살라 차지하고도 성에 안 차는지
담 밖의 나에게 와락 안겨 옵니다
더 버텨 내려고 애 끓이는 나무의
사랑을 시험하는 것을 모르는 나는
그녀의 달콤함에 빠져 넋을 잃는데
고즈넉하던 마을이 요동을 치고
몸 사림 없는 도도한 홍시는
겨울을 밀어내며 세월을 되돌립니다
벌겋게 타오른 그녀의 달디 단 입술이
그리운 나는,
어찌해야 하나, 군침이 고인지 오래
쩝쩝,
자꾸 뒤가 돌아다 봐 집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51 | 장대비 | 이월란 | 2008.03.15 | 296 | |
450 | 바다를 보고 온 사람 | 이월란 | 2008.03.14 | 166 | |
449 | 가시내 | 이월란 | 2008.03.13 | 228 | |
448 | 여든 여섯 해 | 이월란 | 2008.03.12 | 244 | |
447 | 노래 하는 달팽이 | 강민경 | 2008.03.11 | 307 | |
446 | 꽃씨 | 이월란 | 2008.03.11 | 163 | |
445 | Daylight Saving Time (DST) | 이월란 | 2008.03.10 | 161 | |
444 | 울 안, 호박순이 | 성백군 | 2008.03.09 | 246 | |
443 | 詩똥 | 이월란 | 2008.03.09 | 334 | |
442 | 봄밤 | 이월란 | 2008.03.08 | 133 | |
441 | 獨志家 | 유성룡 | 2008.03.08 | 145 | |
440 | 흔들리는 집 | 이월란 | 2008.03.06 | 206 | |
439 | 병상언어 | 이월란 | 2008.03.05 | 123 | |
438 | 바닷가 검은 바윗돌 | 강민경 | 2008.03.04 | 235 | |
437 | 날아다니는 길 | 이월란 | 2008.03.04 | 212 | |
436 | 별 | 이월란 | 2008.03.03 | 162 | |
435 | 자연과 인간의 원형적 모습에 대한 향수 | 박영호 | 2008.03.03 | 649 | |
434 | 사랑 4 | 이월란 | 2008.03.02 | 110 | |
433 | 강설(降雪) | 성백군 | 2008.03.01 | 92 | |
432 | 팥죽 | 이월란 | 2008.02.28 | 1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