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의리가 있다/강민경
하늘을 이고, 바람을 안고
내 가슴 안으로 들어온 새 한 마리
문지방 넘어들어올 듯, 말 듯
작은 머리 갸웃갸웃 짹짹 짹짹
앙증맞은 목울대 들쑥날쑥 이쪽저쪽 살피는,
나를 붙드는 재롱이 귀엽다
나도, 저도 생김새 다르고
다른 언어를 쓰지만
친해지면, 마음이 통할 것 같아서
모이 조금 나눠 줬더니
다음엔 한 마리 더, 또 다음엔
꽤 여러 마리가 같이 왔다가 같이 떠난다
새는, 작은 머리로도
친구나 이웃을 챙길 줄 아는구나!
모이 그릇이 비워지는 것을 보며
자꾸 지저분해지는 부담스러움
이쯤에서 보내야겠다고 머리 쓰는
나보다
의리를 앞세우는 새들을 보니 부끄럽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러
저 새들을 부러워하는 것인지!
시
2014.07.21 14:20
새들은 의리가 있다
조회 수 285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35 | 시조 | 펼쳐라, 꿈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3.17 | 169 |
934 | 시 | 너무 먼 하늘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27 | 169 |
933 | 모래성 | 강민경 | 2007.03.19 | 168 | |
932 | 夜 | 유성룡 | 2007.09.24 | 168 | |
931 | 아가 얼굴위에 | 강민경 | 2008.05.15 | 168 | |
930 | 시 | 유쾌한 웃음 | 성백군 | 2014.08.31 | 168 |
929 | 시 | 가시나무 우듬지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18.03.15 | 168 |
928 | 시조 | 언 강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2.26 | 168 |
927 | 시 | 해님이 뒤통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다 / 김원각 | 泌縡 | 2020.10.18 | 168 |
926 | 시 | 오월 꽃바람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6.01 | 168 |
925 | 시조 | 독도 -해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7.22 | 168 |
924 | 시 | 등에 등을 기대고 앉아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7.27 | 168 |
923 | 파도소리 | 강민경 | 2013.09.10 | 167 | |
922 | 시 | 2월 | 이일영 | 2014.02.21 | 167 |
921 | 시 | 네 잎 클로버 | 하늘호수 | 2017.11.10 | 167 |
920 | 시 | 숨은 사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1.18 | 167 |
919 | 시 | 복이 다 복이 아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3.12 | 167 |
918 | 秋夜思鄕 | 황숙진 | 2007.09.20 | 166 | |
917 | 바다를 보고 온 사람 | 이월란 | 2008.03.14 | 166 | |
916 | 바람의 생명 | 성백군 | 2008.09.23 | 16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