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4.11 03:17

월터 아버지

조회 수 327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9세기 중엽 아일랜드를 감자기근이 휩쓸고 간 얼마 후 월터 아버지는 세상 무서울 것 하나 없는 열 아홉 살 청춘에 조국을 저버리고 미국으로 이민 온다. 월터 아버지는 몇 년 지나 뉴욕시 전차 운전수로 운 좋게 취직이 되고 몸매 늘씬한 아이리쉬 극장주인 딸과 결혼하여 자식 여덟을 두는데 그 중 넷은 일차세계대전 직후 유행성 독감으로 죽고 월터를 포함해서 넷만 살아 남는다. 당시 뉴욕시에 전차가 없어지면서 버스가 처음 생길 무렵이라 전차 운전수들은 너도 나도 버스 운전수 자격증을 따는 일이 급선무. 월터 아버지는 대망의 버스 운전 실기시험을 며칠 앞두고 쉰 일곱 살에 당뇨병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때 월터 나이 열 넷. 근래에 항우울제를 복용 중인 여든 두 살의 월터는 이른 아침 현관에서 노란 금테가 번쩍이는 전차 운전수 모자를 눌러 쓰고 조금씩 침을 뱉어 가며 구두를 반질반질하게 닦는 아버지를 그리워 한다. 추운 겨울 저녁이면 코밑 황제수염에 송알송알 서리가 맺히는 월터 아버지가 나도 그립다. © 서 량 2003.09.11 (현대시학, 2005년 4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75 시조 말리고 싶다, 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09 131
574 혈(血) 강민경 2013.02.28 130
573 시조 회원懷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03 130
572 가을의 길목 file 유진왕 2022.09.29 130
571 시 어 詩 語 -- 채영선 채영선 2016.08.19 130
570 시작(始作 혹은 詩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27 130
569 늦가을 잎 , 바람과 춤을 강민경 2019.10.25 130
568 간직하고 싶어 泌縡 2020.11.03 130
567 꽁지 떼어먹힌 도마뱀(Chameleon) - 김원각 泌縡 2020.11.19 130
566 C, S, ㄱ, ㄹ. 의 조화(調和)/김원각 泌縡 2020.12.22 130
565 시조 아침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06 130
564 시조 잡초雜草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5 130
563 시조 독도獨島 칙령의 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24 130
562 풍차 성백군 2012.08.29 129
561 개화(開花) 성백군 2012.10.31 129
560 시조 코로나 19 –고향故鄕 집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21 129
559 시조 내려놓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9 129
558 봄,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28 129
557 바다는, 생욕이지만 사람들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01 129
556 일상에 행복 강민경 2019.11.09 129
Board Pagination Prev 1 ...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