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나 지워지지 않는 노래를 만들고, 새는
곽상희
새가 차지한 공간은 좁지만
그의 눈동자는 그 공간을 훨훨 너머
푸른 나무의 수맥을 따라
개미의 올곧찬 집을 짓는다
어제 밤에도 태풍이
예측하지 않았던 짐승의 억센 발로
더러운 흙탕물 휘젓고 가도
흰 눈 같은 달빛은
고요한 하늘 길 내려왔다
지금 새는
자신의 집을 지워버린 폭풍의
餓鬼 같은 손을 노란 부리로
따뜻하게 부비며
푸른 숲을 꿈꾸고 있다
바다 깊은 너른 가슴과 눈으로
하늘의 공간을 만들어 날고 있다
언제까지나
지워지지 않는 노래를 불러
영원의 집을 세운다, 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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