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목에 두 사람/강민경
바람에
휘청 거리 듯 구부정한 허리의
키 큰 사람
생각에 잠기어 땅을 본다
높은 하늘만 보고 싶은
키 작은 사람
햇살에 부신 눈 뜨며 애 끓인다.
높은 하늘이 좋던 사람
낮은 땅이 편하던 사람
내 안에도 여럿 있었다.
거널목에서 파란 신호등
기다리는 두 사람을 보며
길 건너면 어느 쪽으로 갈까?
날마다 등 떠미는 바람 어르고
달래어 날카로운 모서리
둥글린 내 지난 날에 엉기어
쫄레 쫄레 따라 온다.
시계
우연일까
강한 어머니
네 둥근 가슴에 붙들리니
낡은 공덕비
인센티브
아빠의 젖꼭지 (동시)
지나간 자리는 슬프다
껌
플라톤 향연
깡패시인 이월란
봄의 왈츠
세월 & 풍객일기
가슴이 빈 북처럼
할머니의 행복
건널목에 두 사람
긴간사(緊幹事)
근작시조 3수
가시버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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