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홍시/ 강민경
춥다고 움츠리기만 하다가
햇살의 불같은 성화에 끌려 나와
워너크릭* 동네 한 바퀴 도는데
잎은 다 보내고 아직 털어 내지 못한
청춘을 건너온 겨울 감나무
벌겋게 타오르는 홍시의 열정에 녹았을까!
제가 발가벗긴 줄도 모릅니다
불면 날까, 쥐면 꺼질까
애지중지 아끼는 임이어서
서릿바람에 행여 몸이라도 상할까
애간장이 다 타는 겨울 홍시의 나무 사랑
온몸 살라 차지하고도 성에 안 차는지
담 밖의 나에게 와락 안겨 옵니다
더 버텨 내려고 애 끓이는 나무의
사랑을 시험하는 것을 모르는 나는
그녀의 달콤함에 빠져 넋을 잃는데
고즈넉하던 마을이 요동을 치고
몸 사림 없는 도도한 홍시는
겨울을 밀어내며 세월을 되돌립니다
벌겋게 타오른 그녀의 달디 단 입술이
그리운 나는,
어찌해야 하나, 군침이 고인지 오래
쩝쩝,
자꾸 뒤가 돌아다 봐 집니다.
-
詩똥
-
방전
-
유실물 센터
-
겨울 홍시
-
잘 박힌 못
-
길 위에서, 사색 / 성백군
-
깎꿍 까르르
-
최후의 이동수단 - 꿈의 이동장치
-
해는 달을 따라 돈다
-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
시지프스의 독백
-
민족 학교 설립 단상
-
여행은 즐겁다
-
노래하는 달팽이
-
나무 요양원
-
반쪽 사과
-
어느새 / 성백군
-
누나
-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너온 걸까
-
(단편) 나비가 되어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