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박힌 못 / 성백군
거울을 앞에 두고
내 머리를 깎는 아내
가위질 따라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러다간
당신 입 삐뚤어진다.’ 하였더니
‘입뿐만 아니라
몸까지 뒤틀린다’고 투덜대며
다음부터는 이발소에 가란다
(잘 박힌 못
헐거워졌다는 신호인데
눈치 없이 말 한마디 잘못해서
전속이발사 잃게 되는 것 아닐까?)
노루발 사다 주면
당신 못 빼내고 새 못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였더니
사십 년 동안 닳아
못대가리 없는 밋밋한 얼굴이 웃는다
서로 박혀서
함께 웃는 주름진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583 – 03022014
*시마을 작가회 2014년 3월 이달의 詩 선정작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71 | 창문가득 물오른 봄 | 이 시안 | 2008.04.02 | 367 | |
470 | 노란동산 봄동산 | 이 시안 | 2008.04.02 | 264 | |
469 | 노 생의 꿈(帝鄕) | 유성룡 | 2008.03.29 | 371 | |
468 | 갈등 | 강민경 | 2008.03.28 | 223 | |
467 | 사랑의 진실 | 유성룡 | 2008.03.28 | 260 | |
466 | 그때는 미처 몰랐어요 | 이시안 | 2008.03.27 | 253 | |
465 | 열병 | 유성룡 | 2008.03.27 | 170 | |
464 | 무서운 여자 | 이월란 | 2008.03.26 | 443 | |
463 | 방귀의 화장실 | 박성춘 | 2008.03.25 | 367 | |
462 | 하다못해 | 박성춘 | 2008.03.25 | 172 | |
461 | 저녁별 | 이월란 | 2008.03.25 | 161 | |
460 | 현실과 그리움의 경계 | 이월란 | 2008.03.24 | 148 | |
459 | 누전(漏電) | 이월란 | 2008.03.23 | 151 | |
458 |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 이월란 | 2008.03.22 | 195 | |
457 | 원죄 | 이월란 | 2008.03.21 | 187 | |
456 | 목소리 | 이월란 | 2008.03.20 | 176 | |
455 | 망부석 | 이월란 | 2008.03.19 | 154 | |
454 | 페인트 칠하는 남자 | 이월란 | 2008.03.18 | 349 | |
453 | 봄의 가십(gossip) | 이월란 | 2008.03.17 | 163 | |
452 | 별리동네 | 이월란 | 2008.03.16 | 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