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짜본 베 / 천숙녀
어제는 종일토록 물레를 돌렸다
한 치도 못 짜본 베 초록 연가戀歌 부르면서
짜야 할
생애生涯 마디들
능직綾織으로 평직平織으로
못 짜본 베 / 천숙녀
어제는 종일토록 물레를 돌렸다
한 치도 못 짜본 베 초록 연가戀歌 부르면서
짜야 할
생애生涯 마디들
능직綾織으로 평직平織으로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55 | 시 | 그리운 자작나무-정호승 | 미주문협 | 2017.05.31 | 271 |
654 | 시 | 뿌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7.02 | 271 |
653 | 그렇게 그때 교태를 | 서 량 | 2005.09.19 | 272 | |
652 | 인연이란 | 김사빈 | 2012.03.04 | 272 | |
651 | 축시 | 손홍집 | 2006.04.07 | 273 | |
650 | 시 | 꽃 학교, 시 창작반 | 성백군 | 2014.06.14 | 273 |
649 | 시 | 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 | 오연희 | 2016.11.30 | 273 |
648 | Indian Hill | 천일칠 | 2005.02.22 | 274 | |
647 | 흰 머리카락 | 성백군 | 2005.08.26 | 274 | |
646 | 달팽이 여섯마리 | 김사빈 | 2005.10.12 | 274 | |
645 | 칡덩쿨과 참나무 | 성백군 | 2005.11.24 | 274 | |
644 | 수필 | 한국어(동심의 세계)-이용우 | 미주문협관리자 | 2016.11.02 | 274 |
643 | 노란리본 | 강민경 | 2005.06.18 | 275 | |
642 | 시 | 나목(裸木) - 2 | 하늘호수 | 2017.11.03 | 275 |
641 | 어젯밤 단비 쏟아져 | 서 량 | 2005.07.28 | 276 | |
640 | 한 사람을 위한 고백 | 천일칠 | 2005.10.13 | 276 | |
639 | 년말 | 성백군 | 2005.12.19 | 276 | |
638 | 그대에게 | 손영주 | 2007.10.29 | 276 | |
637 | 시 | 내다심은 행운목 | 성백군 | 2014.03.15 | 276 |
636 | 준비 | 김사빈 | 2005.12.05 | 277 |
구연배 시인님의 해설에서 -
<못 짜본 베>에서 그는 소리가 아닌 울림으로 현 마음을 고백하고 통곡한다.
삶은 베 짜기와 같은 것이리라.
즐겁게 초록 연가 부르며 생의 마디마디 능직과 평직으로 곱게 짜야할 베틀이다.
그러나 종일 물레를 돌렸지만 한 치도 못 짜봤다고 고백한다.
종일은 곧 평생으로 치환된다.
영원한 숙녀지만 육십을 훌쩍 넘긴 나이에 삶의 베를 한 치도 못 짜봤다고 말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겨보지 못한 후회가 속 깊은 성찰로 가슴을 치게 한다.
초록 연가 부르며 풀어지지 않는 능직과 평직으로 짜보고 싶은 인생이다.
그러나 삶이 미완성인 한 오늘부터는 베를 짜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그의 안부는 잘 짜여 진 올처럼 사랑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다.
물론 아름다운 한 폭의 베로 거듭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