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 성백군
내게
가라 하네요
때 되어 나섰으니 뒤돌아보지 말고
그냥 가라 하네요
하늘이 높아가듯
가을이 깊어가듯
열매가 여물고 과일이 익어가듯
나 보고도 멋지게 익어보라 하네요
꽃 피고 열매 맺고
자식 낳고 키우고 돈 버는 일은 끝났으니
저들 잘살고 못 사는 것은 하늘에 맡기고
이제는 내 인생 마무리할 일만 남았다고
내게
내 삶을 살라 하네요
날 위해서만 살아보라 하네요
무서리 내리기 전에 낙엽으로 지기 전에
내 여생
서녘 하늘에
노을 같은 단풍 되라 하네요
706 - 0909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