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11 20:11

아픔이 올 때에

조회 수 228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틀째 날 여기  엎드립니다. 당신이 무어라 하던지 당신 발 앞에 엎드립니다. 당신이 쳐다보시던 안보시던  발 앞에 엎드리어 떨림으로 웁니다.
살아온 과정 . 살아오다 저지른 가시나 옹이가 있는 것 다 압니다. 그걸 아직도 빼지 못하여 목울음을 내려놓습니다.
사랑한다는 것 . 용서 한다는 것 . 내가 할 수 있다는 것 별거 아닌 줄 알았지만 이렇게 깁은 수렁으로 내 몰아 절벽에 서게 하신 당신을 그래도 사랑합니다. 당신 말고 어디로 갑니까. 돌아보아도 갈 데가 없습니다. 사랑한다는 것 , 그것 물과 같은 거지요 .용서 한다는 것 옹이 같은 것이지요. 빼내어도 앙금 남아서 돋아나는 싹이라는 것 진즉 가르쳐 주지 안 했나요. 옹이는 그릇 터기 되어 남아서 다시 싹이 난다는 것을 알려 주시지요. 어제저녁에는 당신의 영상으로 황홀하였습니다. 그래도 잊지 않으시고 찾아 오셔서 절벽에 세운 것을 알았습니다. 절벽에 서 보고서야 당신이 아직도 내 곁에 서서 나를 지켜보고 계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앞마당에 코스모스가 말랐습니다. 뒤뜰에 백일홍도 말랐습니다. 당신이 밤이면 내리시던 안개비를 거두신줄 알지 못했습니다. 절벽에 서보고서 알았습니다. 안개비를 거두시고 , 이슬을 거두 신 줄을 알았습니다. 다른 것은 다 거두시어도 당신 발 앞에 엎드린 연약한 사슴일랑 거두시지 마세요. 당신이 저녁노을로 오시면 그 앞에 나아가 춤을 추겠습니다. 당신이 아침 해로 오시면 당신을 위해 노래를 부를 것입니다 . 당신이 저녁 달로 오시면 하얀 박꽃을 머리에 꼽고 황홀한 밤을 위해 준비 할 것 입니다. 행여 낮달이 되어 오신다면 부끄러워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당신이 안 오시어도 기다리며 당신의 노여움이 풀릴 때까지 기다릴 것입니다 . 절벽에 서보고야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았습니다. 당신 없으면 살수 없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31 기타 공전과 자전 / 펌글/ 박영숙영 박영숙영 2020.12.13 229
1930 공존이란?/강민경 강민경 2018.08.25 118
1929 공통 분모 김사비나 2013.04.24 148
1928 과거와 현재를 잇는 메타포의 세월, 그 정체 -최석봉 시집 <하얀 강> 문인귀 2004.10.08 864
1927 과수(果樹)의 아픔 성백군 2008.10.21 212
1926 곽상희 8월 서신 - ‘뉴욕의 까치발소리’ 미주문협 2017.08.24 195
1925 기타 곽상희7월서신-잎새 하나 미주문협 2019.07.16 861
1924 관계와 교제 하늘호수 2017.04.13 213
1923 광녀(狂女) 이월란 2008.02.26 162
1922 광야(廣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05 197
1921 광야에 핀 꽃 / 필제 김원각 泌縡 2019.06.07 145
1920 괜한 염려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1.09 113
1919 구겨진 인생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19 82
1918 구구단 1 file 유진왕 2021.07.27 99
1917 구로 재래시장 골목길에/강민경 강민경 2018.08.02 303
1916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2 하늘호수 2016.10.20 293
1915 구름의 득도 하늘호수 2016.08.24 178
1914 구름의 속성 강민경 2017.04.13 290
1913 구심(求心) 유성룡 2007.06.06 214
1912 구자애의 시 백남규 2013.08.22 319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