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부자 / 성백군
고향의 가을 풍경이 그리워
내 핸드폰 갤러리에는
빨강, 노랑, 물든 잎새들이 많습니다
나 사는 곳, 하와이 나무는
배냇저고리가 수의가 되는 단벌인데
한국의 나무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새 옷으로 갈아입네요
보석에, 명품에,
치장이 많은 사람은 고급 대접을 받고
평범한 서민은 허접한 사람이 되어가는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소유만이 내 것으로 아는 욕심 꾼은
무엇이든 움켜쥐려고 하고
무소유도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내 것이 된다고 여기는 그를 듯한 사람은
속 빈 강정입니다
채운 후에 비울 줄 아는
한국의 겨울나무가 부럽습니다
땅을 밟고 서서 모든 소유를 털어내고도
하늘을 향하여 당당한 나목이
진짜 부자가 아닐까요
1181 – 11152021
……………………………………………………..
-시작 노트-
언제쯤 나목에 눈꽃이 피지요?
코로나로 힘든 한 해였습니다
연말을 기회 삼아 우리 모두 이웃에게
무엇이든 좋은 것이면 나누어 줌으로 웃음꽃을 피우는
진짜 부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한국의 겨울나무가 부럽습니다
땅을 밟고 서서 모든 소유를 털어내고도
하늘을 향하여 당당한 나목이
진짜 부자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