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나무 잎사귀가 / 성백군
이른 아침 침상에 누워
들창 넘어 미루나무 잎사귀가
팔랑거리는 것을 바라봅니다
수많은 잎
아무리 살펴봐도
바람 앞에 흔들리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무슨 할 말이
저리 많은지
수다스럽기가 한이 없습니다만
그게 다 사람 사는 모양이라고
아침 햇빛이 잎사귀 위에서 뛰어다닙니다
나이 많아 힘 부치고
병들어 침상에 누워 있으면
세상 바람도 비켜 가거니, 아직
기운이 남아 있을 때 어서 일어나라고
팔랑팔랑 잎사귀가 기상나팔을 붑니다